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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튜스]'파랗게 남은 지구', 이 작품에 담긴 아이의 마음

관리자
2025-06-13
조회수 118


문화

서울




25.04.30 10:02ㅣ최종 업데이트 25.04.30 10:02

'파랗게 남은 지구', 이 작품에 담긴 아이의 마음

성수동 헬로우뮤지움 '헬로 지구씨!' 전시... 기후위기 시대, 우리를 구할 상상력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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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헬로우뮤지움 <안녕, 지구씨!> 5월 14일까지 전시
큰사진보기어릴 적 그림일기엔 더 많이 자연에서, 놀았던 어린이 모습이 박혀있다. 헬로 지구씨! 전시는 어린이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어린이들은 자연에서의 놀이로 충분하게 기쁘다.
▲어릴 적 그림일기엔 더 많이 자연에서, 놀았던 어린이 모습이 박혀있다.헬로 지구씨! 전시는 어린이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어린이들은 자연에서의 놀이로 충분하게 기쁘다. ⓒ 원동업관련사진보기
지난해 11월 말 폭설이 내렸다. 젖은 눈은 서울숲처럼 잘 관리되고 있는 곳의 나뭇가지조차 무참히 찢었다. 지난 초봄 초대형 산불은 꺼질 줄 모르고 타올랐다. 동식물들의 보금자리가 인간들의 터와 함께 사라졌다. 기후위기 마지노선이라던 1.5도 상승은 지난 2024년에 이미 현실이 됐다. 기후위기 우울증 시대에 우리는 어디에서 위로를 얻고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어린이미술관에 갔다. '안녕한 지구'를 찾는 기획 전시가 한창이었다. 여러 작가의 전시 중에 한 사람 김성현씨를 지난 24일 만나 전시에 대해 묻고 들었다.

그림일기, 어린이와 함께 한 작품 전시


- <헬로, 지구씨!> 전시가 어린이미술관에서 열린다. 어릴 적 그림일기가 전시됐는데, 이곳 공간에 어울린다.

"어릴 적 수유리서 살았다. 북한산과 가깝고 당시 개발이 되지 않았던 곳이라 자연이 가까이 있었다. 할머니댁은 파주에 있었는데 그곳에도 자주 갔다. 작품은 나의 초등학교 1학년 때 일기장이다. 나는 일곱 살이었다. 생일이 1월이라 조기 입학했는데, 한글을 몰랐다. 연습 겸 엄마가 일기쓰기를 열심히 응원해주었다. 아빠가 일기를 버리지 않아서 남게 됐다. 당시 기록을 보니 우리는 바깥, 자연에서 많이 놀았다. 지금의 나는 환경과 자연에 관심이 높은 작가인데, 내 현재는 어릴 적 경험에 뿌리가 있더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픈 작품을 많이 하는 이유다."

- 작가님 전시엔 실제로 어린이들이 만들거나 참여한 작품도 많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해서 관객들과도 나누고 싶었다. 제주 비자림로에 도로를 낸다고 나무를 베어내는 현장에 갔었다. 거기에 근처 학교에서 와준 친구들과 함께 한 작업이 모아이목상을 만드는 거였다. 자연을 지키고 환경파괴를 막자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아이들의 글을 받았고 함께 전시했다."

- 전통의 장승 혹은 제주 돌하루방이 아니다. 왜 모아이상인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이스터섬의 모아이석상은 자연파괴와 종말이라는 화두와 연결된다. 비자림로에 쓰러진 나무들로 모아이 목상을 만들었다. 거대 목상도 만들어 거기 세웠고, 조금 작은 나무들은 아이들과 함께 작업했다. 아이들은 모두 안다.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그 아이들의 목소리도 적었다."

그 작업에 함께 참여한 한 아이가 썼다는 구절은 이러하다.

사람들은 뭘 잘 모르나봐.
소중한 너희들과 몇 분 빠른 삶을 바꾸다니.

모아이 목상, 안녕? 나는 그냥 한 명의 사람이야.
모아이야, 너는 베어졌지만, 너가 친구들을 지켜줘.
베어진 너의 몫까지 푸르고 푸르게 자라달라고
너의 친구들을 지켜줘.
사람들은 말이야, 뭘 잘 모르나봐.
수백의 소중한 너희들과 몇 분 빠른 삶을 바꾸다니.
아무래도 그런 사람들은 숲이 다 사라지고 나서야지만
너희의 소중함을 알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도로는 만들 수 있어. 사람의 힘으로 빠르게. 하지만 너희는?
몇십 년 전부터 여기서 자라왔지. 아무리 기계를 많이 써도
푸른 너의 모습, 네 친구들의 모습을 빠른 속도로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겠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거야.
너희와 함께 사는 고라니, 꽃, 나무, 새, 동물들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어. 하지만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
머털, 그린씨, 오돌또기,천리길 말고도
내가 모르는 분들이 더. 훨씬 많을 거야.
그러니 우리가 너희를 지켜줄게. 사람들이 편리함에
눈멀어 너희를 베지 않도록. 너희 친구들을 지켜줘.

- 2020.4.26. SUN
한 명의 사람, 유하가.
소비적 생활양식 깨달은 예술들 풍성

큰사진보기파란 지구를 더럽힐 수 없다고 아이들은 버텼다. "지구를 그리는 캔버스 작업이었다. 오염된 지구를 그려보자고 했지만 아이는 차마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해서 저 지구는 파랗게 남았다." 예술작품은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열망한다.
▲파란 지구를 더럽힐 수 없다고 아이들은 버텼다."지구를 그리는 캔버스 작업이었다. 오염된 지구를 그려보자고 했지만 아이는 차마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해서 저 지구는 파랗게 남았다." 예술작품은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열망한다. ⓒ 원동업관련사진보기
지구의 환경파괴를 경고하기 위한 그림작업을 하며, 김 작가는 파란 하늘색으로 그려진 지구 캔버스를 만들었다. 그곳이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그려달라고 어린이들에게 부탁했을 때, 아이들은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버텼다. 아이들은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 그 작품은 마치 물의 행성처럼 보인다. 그 수구(水球)는 여전히 헬로 지구씨! 전시장에 있다.

김상현 작가 외에 강지호, 김경주, 김용철 등 열일곱 작가와 청소년 작가들이 참여한 이 전시는 소박하다. 인간다운 삶에 필요한 조건들이 대단히 많지 않은 것처럼, 전시는 과하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목소리와 표현은 아름답고 마음을 울린다.

바느질로 짠 심장은 작은 씨앗을 품었다. 상추와 근대와 가지 같은 주변의 채소들은 연하고 착하기만 하다. 흙속에 파묻힌 식물들은 아이들이 파주길 기다리고 있다. 황토천 위에 그려진 곡식들은 춤을 춘다. 나무 상자 안에 그려진 밥숟갈 씨앗들 혹은 밥알은 정답다. 은혜로운 생명과 식구들을 표현한 이경래 작가의 작품들이다.

풍어를 예상하여 걷어올린 그물 안에는 아이들의 플라스틱 장남감이 빼곡하다. 그 김용철 작가의 부조 작품에 아이들은 오래 머물렀다. 버려진 옷감들로 다시 옷을 만들어 입힌 주은지 작가의 작품은 상품 대신 기억과 이야기를 담자는 제안이다. 상품보다 자연, 절망에서도 꾸준히 희망을 찾는 일은 놀이처럼 즐겁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편하게는 우리 시대의 구호다. 자원을 헤프게 쓰면서 쓰레기를 양산하며 지구의 열을 높이는 게 이 시대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다. 어린이미술관엔 반전이 있다. 엔트로피 없는 쉼과 삶의 기쁨이 있다. 자연과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마음에서 희망과 발랄한 힘을 본다.

아이들과 함께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헬로 지구씨!> 전시는 오는 5월 14일까지 성수동 소재 헬로우뮤지움에서 열린다. 무료. 월요일을 뺀 전요일 전시가 이어진다.

큰사진보기헬로 지구씨! 김용철 작가의 전시를 보고 있는 어린이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장남감은 재앙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상황에서도 배를 몰고 새 길을 찾아나선다. 낙관적 희망과 상상력을 경험하는 곳이 어린이미술관이다.
▲헬로 지구씨! 김용철 작가의 전시를 보고 있는 어린이들.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장남감은 재앙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상황에서도 배를 몰고 새 길을 찾아나선다. 낙관적 희망과 상상력을 경험하는 곳이 어린이미술관이다. ⓒ 원동업관련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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